[ 國土民衆 ]

밥도둑 참게장과 토하젓의 고장- 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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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어 내려와 나주에 이르러 진산(鎭山)인 금성산(錦城山)을 이루고 그 줄기가 신걸산, 백룡산이 되고 또 한가닥이 동남쪽 다도ㆍ봉황쪽으로 흘러 덕룡산의 줄기가 되어 남평의 월현대산이 되고, 한줄기는 영산포로 뻗어 가야산을 형성하고 또 한줄기는 반남의 자미산, 동강의 백련산을 이룬다. 그리고 그 안에 나주평야가 자리하고 노령의 골짜기마다에서 흘러내린 열두고랑의 맑은 물이 영산강을 이룬다.

나주는 진산인 금성산(錦城山)의 정기를 한껏 호흡하여 영산강가에 광활하고 비옥한 나주평야를 뽑아내었다. 예로부터 곡창 호남의 상징이며 교통ㆍ군사ㆍ행정의 중심지였던 나주는 그 역사를 살펴 보더라도 어느 곳에 비할 바 없이 유구하다.

일반적으로 나주하면 유명한 것이 나주배다. 나주는 일조량이 좋고 토양이 비옥하여 배를 수확하기에 최고의 기상조건을 갖고 있으며 배의 신선함과 당도 또한 어느 지역 배보다 월등하여 전국적인 인지도가 아주 높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숨겨진 보물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민물참게장과 토하젓이다.

나주시 세지면 성산리에 있는 세지농수산은 나주시와 세지면의 27개농가와 공동으로 실시한 민물참게양식에 성공을 거두어 세지면의 농민들과 함께 새뱅이와 참게작목반을 조직하여 친환경농법으로 민물참게장과 토화젓을 생산하고 있다.

세지면 김순열(47)씨가 처음으로 2천여평의 논에 참게농법을 시도해 성공한 뒤 환경농법 취지에 공감한 농가와 함께 작목반을 구성하고 영농규모도 대폭 늘려 2002년 모내기를 끝낸 이 일대 7만여평의 벼논에 참게 20여만 마리를 풀어놓은 것이 대량 참게양식의 시작이었다 한다.

벼논에 오리나 미꾸라지, 붕어 등을 놓아 기르는 농법은 이미 상당수 농가에서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참게를 함께 기르는 것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한다. 더욱이 참게는 수질오염 등으로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는데다 값도 비싸 이 농법은 참게도 얻고 무공해 쌀도 생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었다.

또 참게를 기르는 만큼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환경보호는 물론 영농비를 절약하고 수확한 쌀도 일반쌀보다 30-40%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었다 하니 참으로 고마운 참게다.

처음에 `참게농법'을 시험한 김순열씨의 경우 무공해 쌀과 참게 생산으로 일반 벼농사의 3배가 넘는 소득을 올렸다 한다.
참게는 탈피과정을 거치면서 크는 참게의 특성 때문에 상당수가 중도 폐사하는 문제점을 생석회 첨가 등 기술축적으로 줄여나간 것도 영농규모를 늘릴 수 있는 이유였다.

민물참게는 한자어로 해(蟹) 또는 천해(川蟹)라 하였는데 해는 또 참게와 동남참게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동국여지승람에 참게가 강원을 제외한 전국 각지의 토산물로서 소개되어 있다. 자산어보에 “참궤”라 하였고, 그 형태 생태 및 잡는 법이 설명되어 있다. 갑각길이 약 63mm 갑각나비 약 70mm 이다. 갑각의 윤곽은 동그스름한 사각형이다. 이마에는 4개의 납작하고 삼각형인 이가 있으며, 그것들의 등면은 오목하다.

특히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가을 참게는 달아난 식욕을 되찾아주는 토종 먹거리로서 해변의 바다에서 산란, 포란하고 부화한 다음 새끼가 5월초부터 민물로 올라와 성장한다. 2~3년 동안 자라면서 20~30여 차례의 탈피를 거친 참게는 성숙기가 되면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이때 노랗게 들어찬 장(腸)은 장거리 여행을 위한 비상식량으로 영양가가 높고 맛이 뛰어나다.

양식이 성공하기 이전에 민물참게를 채취하는 방법은 옛날부터 가을철이면 ‘긔 내린다’며 하천과 강의 얕은 여울에 돌담을 쌓거나 나무를 촘촘히 세워 참게를 잡았다 한다. 그러나 전통 방식으로 참게를 채취하면 하천 오염 및 생산성이 좋지 않아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단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횃불을 켜들어 손으로 잡고 새끼에 수수를 매달아 항아리에 들어오도록 유인해 잡기도 했다 한다.


참게는 예로부터 밥맛이 없을 때 으뜸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참게장을 밥도둑 이라고 까지 했을까? 참게는 월동을 하기 때문에 먹이를 영양분으로 비축하는 시기에 맛이 더 고소하고 담백하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껍질이 얇아 참게장을 담갔을 때 더 맛있다고 한다. 참게는 9-11월 사이인 가을철에 잡히는 것이 제 맛이다. 월동을 하기 위해 몸에 영양분을 많이 비축해두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이 수컷참게보다 암컷참게를 더 비싸게 쳐주는데 암컷이 수컷보다 알이 더 많이 들어있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사실 알고 보면 그 알이라고 하는 게 '알'이 아니고 몸에 비축해둔 '영양분'이다. 그렇다면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더 크기 때문에 노란 영양분이 더 많이 들어있다고 봐야한다. 이렇게 살이 오른 참게로 만드는 참게장은 예로부터 '밥도둑'이라고 할 만큼 맛이 으뜸이다. 잘 손질한 참게를 간장에 담근 후 3일에 한번씩 간장만 덜어내 달여 식힌 후 다시 담그기를 일곱 번 정도 했을 때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토하는 우리나라의 청정한 하천이나 오염되지 않은 논 도랑에서 서식하는 민물 새우 중 새뱅이(일명 또랑새우)(土蝦, Caridina denticulate denticulate De HAAn) 혹은 줄무늬새우(보리새우, 징거미새우로도 불림)를 원료로 하여 담근 세계적으로 유일한 전남의 전통 수산 발효 식품이다.

토화젓은 예날 이조 중엽 조선시대에는 궁중진상품으로도 유명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토화젓 한숟갈만 먹으면 싹 낫는다고 하여 일명 '소화젓'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단백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해 보통 반찬으로 많이 먹으며, 돼지고기 쌈을 먹을 때, 김을 싸 먹을 때 등 각종 음식과 어우러져 우리의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 주는 최고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새뱅이(또랑새우)는 오염되지 않은 하천이나 논 도랑에서 서식, 길이는 2~3 cm이며 흑갈색(살아 있을 때)을 띠며 진짜 토하젓의 원료로 흙내음 향이 있다 한다. 그러나 줄무늬새우(징거미, 보리새우)는 물이 흐르지 않고 담겨있는 곳(저수지)에서 서식하며 길이는 새뱅이 보다 크고(3~6cm) 유사 토하젓의 원료로 향이 없으며 새뱅이 보다 효능 및 전통의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이전에 토하를 채취하려면 토하가 사는 하천에 솔가지를 담가두어 토하가 달라 붙으면 건져서 털어내거나 오염되지 않은 하천에서 뜰채를 사용하여 잡아냈다 하니 토하 한 바가지 잡으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짐작이 간다.

지금은 양식장, 즉 논에 1급수의 물을 흘려 보내 토하를 양식하여 양식된 토하를 뜰채로 잡아낸다 한다.


나주 세지농수산영농조합에서는 줄무늬새우와 새뱅이를 6대4로 섞어 만든 토하젓과 새뱅이 100%로만 만든 토화젓을 구별하여 생산하고 있는데 새뱅이는 일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새우로써 그 채취량이 줄무늬새우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고가이며, 옛날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민물새우젓은 새뱅이 100%로만 담은 토화젓이었다. 줄무늬새우는 그 채취량이 새뱅이보다 많으며 역시 일급수에서 많이 살고 있지만 새뱅이에 비해 희소적 가치가 떨어지며 예로부터 서민들이 즐겨 담아 먹어 온 민물새우이다.

일반 시중에서는 줄무늬새우를 새뱅이에 섞거나 혹은 줄무늬새우로만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 시중 제품과 구별하기 위하여 세지농수산영농조합에서 새뱅이 100%인 토화젓과 섞어 놓은 토하젓을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옛부터 밥도둑이라 불리는 참게장. 노르스름한 게장이 꽉 찬 참게의 뚜껑에 뜨거운 밥 한 숟가락 퍼서 쓱싹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다. 여기에 갓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밥 두 공기도 부족할 터. 식욕을 돋구는 것은 물론 게간장에는 참게 특유의 향이 배어 있어 더욱 감칠맛이 난다. 게간장에 밥을 비벼 김과 함께 먹는 맛도 괜찮고, 토하젓에 돼지고기를 곁들여 소주라도 한잔하면 신선이 따로 없으리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유서 깊은 전통의 고장 나주에서 멋진 추억을 기대한다면 맛있는 참게장 한 그릇에 토하젓으로 그 즐거움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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